사마타위빠사나명상 

잘못을 긍정 하면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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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사람들은 '잘못했다'는 말을 하는데 너무나 인색한 듯 합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에게는 이 말을 쓰기를 더욱 꺼려하는 듯합니다.
아무리 허물 없고 가까운 사이라 할지라도 잘못하였으면 주저 없이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라고 하십시오.
이 한 마디면 모든 허물이 벗겨지고 서로의 관계가 좋아집니다.
이것이 참회입니다.
그리고 참회는 가까운 데서부터,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것도 부모가 먼저 시작해야 합니다.
부모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자식들에게 '잘못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주저 없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소한 예를 하나 들어봅시다.
퇴근 후 일찍 들어와 아이의 숙제를 거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던 아버지가 아이의 양해도 얻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나 늦게 들어갔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어긴 약속을 결코 작은 일로 생각하지 않는 아이는 아버지에게 묻습니다.
"아빠, 왜 오늘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요?"
그때 아버지가 전 후 사정을 설명하지 않고 아버지의 권위로 "이놈아, 시끄럽다"고 한다면 그 아이의 가슴에는 못이 박히고 맙니다.
그리고 그 아이 또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도 잘못을 긍정하려 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 아빠가 잘못했구나. 미안하다. 다음부터는 잘 지키마."
이렇게 자식에게 잘못을 쉽게 긍정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자연스럽게 '잘못했습니다' 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잘못했다'는 이 말은 현재 눈에 보이지 않는 업보까지 능히 녹여줍니다.
상대방 마음 속의 응어리를 능히 풀어줍니다.
지난해 봄, 50대 중반의 처사님 한 분이 불교신행연구원으로 전화를 하여 울먹이는 음성으로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30대 후반, 1남 2녀를 둔 집안의 가장이었던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중동지역으로 갔습니다.
그는 앞날의 행복을 위해 낯선 땅에서 이국땅에서 3년 동안을 뼈가 빠지도록 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귀국하고 보니 많은 돈을 저축해 놓았을 줄로 믿었던 아내는 1원 한 푼도 수중에 없었습니다.
춤바람과 향락에 빠져 남편이 피땀 흘려 번 돈을 모두 날려버린 것입니다.
화가 치밀대로 치민 그는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술을 마시며 욕설과 함께 아내를 구타하였습니다.
결국 견디다 못한 아내는 가출을 하였으며 그는 힘겹게 1남 2녀를 키우며 살았습니다.
"이제는 큰딸과 아들이 결혼을 하여 막내딸 하나만 데리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막내딸 에게는 부모님의 싸움과 어머니의 가출이 큰 충격이었던지,
그 뒤부터 말도 잘 듣지 않고 지금까지 말썽만 부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막내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기 그지없습니다.
어떻게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이상의 사연을 듣고 그 처사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오늘부터 하루에 30분씩 관세음보살을 부르면서 기도하십시오.
그리고 기도를 하면서 '아버지가 잘못했다. 진심으로 참회한다'고 하십시오.
그리고 평소에도 그 막내딸에 대한, 큰딸과 아들에 대한, 아내에 대한 잘못했던 기억이 떠오르면 그 이유를 따지지 말고 무조건 참회하십시오.
낮이건 밤이건 잘못했던 기억이 떠오르거든 '그때 내가 잘못했다, 참회한다'는 말을 속으로 세 번씩은 꼭 하십시오."
그 뒤 세 달 가량이 지나자 처사님이 다시 전화를 주셨습니다.
"일러주신 대로 참회를 하였더니 딸아이와의 사이가 아주 좋아졌고 딸아이도 더 이상 말썽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잘못했다, 참회한다'는 말을 하면 할수록 저의 마음이 편안해졌고 제 마음이 편안해짐에 따라 모든 것이 풀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처사님 처럼, 지난날의 잘못이 떠오르면 무조건 참회하십시오.
참회를 하면 할수록 가족관계는 더욱 원만해집니다.
부부사이, 연인사이, 친구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배기'라 하지만, 별것 아닌 일로 서로 폭력을 휘두르고 며칠 동안 말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는 마음 가득 독기를 품고 지난날의 잘못까지를 모두 끄집어내어 감정을 악화시키고, 마침내는 갈라서기까지 합니다.
이 모두가 자기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고 상대에게 고개를 숙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진정 중요한 것은 그 순간입니다.
바로 그때 자존심을 버리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해보십시오.
이 한마디에 모든 갈등은 눈 녹듯이 사라집니다.
누가 먼저이면 어떻습니까?
나의 잘못이 상대보다 좀 적으면 어떻습니까?
서로 사랑하는 사람끼리... 시비를 가리는 마음은 사랑이 아닙니다.
굳이 감정상의 옳고 그름을 가려낸다고 합시다.
그 기준은 어디에 있습니까?
어디까지나 '나'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나에게 맞으면 옳고, 나에게 맞지 않으면 그릇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자기의 잣대에 맞추어 감정사건을 키워서야 되겠습니까?
한쪽에서 '내가 잘못했다'고 하면 그것으로 끝날 일 인데도 서로 고집을 부리고 자존심을 내세우기 때문에 쉽게 화해가 되지 않는 것이고,
옳고 그름을 따지다 보니 변명과 섭섭한 말이 오고가게 되어 감정이 더욱 꼬이게 되는 것입니다.
부디 진정으로 사랑하고 살아가는 사이답게 서로의 괴로움을 없애주고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 보십시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사소한 다툼을 갖게 되면 용기 있는 사람답게 먼저 말하십시오.
"내가 잘못했다. 앞으로 잘하자."
틀림없이 서로의 굳었던 마음이 풀려서 사랑은 더욱 커지고 평화로움은 더욱 가득해질 것 입니다.
그리고 아직 자존심의 꼭지가 덜 떨어졌거나 용기가 나지 않아 말을 못할 경우라면 마음속으로라도 참회하십시오.
"내가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모든 허물이 녹아내리고, 껄끄럽던 관계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입니다.

마하반야바라밀